밀양 천황산 사자평
아주 오래전 일이다
부산에서 밀양 친구네집에 놀러갔다가
친구가 표충사 놀러가자고해서 둘이는 표충사에갔다
친구가 고사리초등학교( 그당시는 분교가 아닌 고사리 국민학교였다) 가보자 얼마 안가면 있다
하길레...
오후2시쯤 멋모르고 따라갔다가
"어!!" 여기 사자평인갑다
친구가 길을 잘못들어 사자평까지 왔다고 했다
어째 너무 멀다 싶드니.......
내려오는길에 어둠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어둡기전에 표충사 까지는 내려 가야 한다고 하면서
부지런히 산을 내려왔다
해가 짧은 겨울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산길에
저 멀리서 연기가 모락 모락나는 초가집이 보였다
"우리저기가서 밤 새우자!"
"그래..!!"
하면서 오니 집은 없고 바위만 그자리에 있었다
또 한참을 내려오니 옛날 양철지붕이 보이고 옆에 아릿채가 보이면서
분명히 집 같아 보였다 친구보고 "집 맞째?..." 물으니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그런데 분명히 눈을씻고 봐도 집이었던 자리엔
집은 없었다
밤은 어두워져갔다 산속에서... 이젠 더듬어 내려오기 시작했다
한참을 길따라 내려왔드니 저 멀리서
물동이를 이고 가는 아가씨가 보였다
이 밤중에 산속에서 말이다 으흐흐...
무서워서 발이 떨어지질 않아 친구 손을 꼭 잡았다
친구는 남자라 말은 못하고 떨고있었다 부들부들~~ㅎㅎ
얼마나 헤메었을까 헉~ 농사짓기위해 인분을 모아두는 구덩이에
잘못했으면 빠질뻔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다시내려갔다
앞에가던 친구가 털석 주져앉으면서 이제 더는 못가겠다고 했다
왜냐고 물으니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을뻔 했다고...
폭포옆 낭떠러지라 했다...
날은 설날 다음인 그믐날이었다
깜깜한 산길을 얼마나 헤멨던지....
저 앞에서 라디오 소리가 흘러나왔다
반가워서 달려갔더니 초가집문틈에서 불빛이 새어나오고
할아버지 기침소리가 났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자라근가? 다시 친구가 부르고 문을 두드리니
할아버지 한분이 나오셨다
고사리 국민학교 찾아가다 길을 잃었는데 문좀 열어주세요 했드니
조금더 내려가면 산장이 잇는데 고기서 자고가라신다
흐미...............
다시 얼마를 돌뿌리에 채이고 가시에 찔려가면서 갔는지..
저쪽에 산장이라고 쓰여진 불빛이 보엿다 휴~~~
빵 한조각 사먹고 친구는 등산객중 남자들만 자는방에가고
난
구정이라 여자 등산객이없어, 불을 안피웠다고 할머니랑 자라신다
이불도 안주고.. 춥긴 너무춥고.. 북한말을 쓰시는 할머니가
여우가 변신한 사람 같아보여, 무서워 떨고 또 떨면서 밤을 꼬박새우고..
아침에 친구랑 내려오는 산길은 표충사에서 얼마되지않은 아주 가까운 거리였다
길도좋고 가까운 고사리국민학교를 지척에 두고
빙둘러 사자평으로 내려왔으니....
35년전의 이야기가 갑자기 떠오르는건 ㅎㅎㅎㅎ
문학이가 사자평 등산가자길레........
문학아 아주 오래전 일을 다시 생각나게
해줘서 고마워 ㅎㅎ
2010년7월30일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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